내가 신이 되어 지구를 지켜 본다면? | |||||||||
佛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소설 `신` | |||||||||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장편 소설 '신'은 바로 이 '엉뚱하지만 기발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우주 어딘가에 지구 역사를 처음부터 지켜본 증인들이 숨어 있다는 상상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베르베르가 9년간 대장정 끝에 완간한 '신' 3부작 중 1부 '우리는 신'에 해당하는 작품. 2부 '신의 숨결'과 3부 '신들의 미스터리'도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 소설은 주인공 미카엘 팽송이 우주 어딘가에 있는 아에덴이라는 섬에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전작 '타나토노트'에서는 인간으로, '천사들의 제국'에선 천사로 살았던 팽송이 이젠 '신 후보생'으로 등장하는 것. 동기 후보생 144명은 작가 플로베르, 화가 모네, 아나키즘의 창시자 프루동, 스파이였던 마타하리 같은 쟁쟁한 인물이다. 후보생들은 지구를 본뜬 '18호 지구'를 만들고 각자 이곳에 광물과 식물, 동물, 인간을 차례로 만들어내며 신이 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 줄거리는 팽송이 신의 학교에서 다른 후보생들과 경쟁하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와 함께 '18호 지구' 속 인간들 이야기와 팽송이 천사 시절 돌봤던 세 인간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도 진행된다. 베르베르는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 이집트 신화와 불교까지 다양한 종교와 신화를 융합해 꽤 진지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우리가 아는 역사가 과연 '진짜' 지구의 역사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관찰자인 신들을 통해 "승리한 자에게 패해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 문명이라고 해서 반드시 뒤떨어진 문명은 아니었다"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잠깐만, 지금 너의 돌고래족이 사라진다고 가정해 봐. 그러면 후대 사람들은 아무도 돌고래족을 기억하지 못할 거야. 1호 지구에도 돌고래족과 비슷한 민족이 존재하다가 역사에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을지도 몰라." '신'에는 또 한국인이 반가워할 만한 인물도 등장한다. 팽송이 천사일 때 돌봤던 사람 중 한 명이 '은비'라는 이름의 한국 소녀로 환생하는 것. 베르베르 자신이 "소설가로서 나를 처음 발견해준 나라"라고 말하기도 한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반영한 셈이다.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손동우 기자] 출처: 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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