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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

선한 목적은 선한 방법으로만 이룰 수 있다.


그런데 계단을 채 다 내려가기도 전에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활짝 열려 있는 부엌 안을 곁눈질했더니 뜻밖에도 나스타샤가 일을 하고 있었다.
통에서 빨래를 꺼내 줄에 널고 있는 그녀를 보고 그는 짐짓 모르는 척 지나쳤다.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도끼를 구하지 못했으니 . . .

'아아, 모처럼 좋은 기회였는데!'

그가 서 있는 곳의 맞은편은 경비실이었다.
두어 걸음 떨어진 경비실 의자의 오른쪽 아래에서 무언가 번쩍였다.
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도끼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 나직하게 경비원을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는 의자 밑 두개의 장작개비 사이에 놓인 도끼를 집어 들어 외투 안쪽의
고리에 걸었다.
그러고는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황급히 경비실을 나왔다.

'이성이 시키는게 아냐. 이건 악마의 짓이다!'

그의 얼굴에는 알 듯 말 듯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이 우연한 일이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p51. 죄와벌/ 토스토옙스키 지음)


죄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아래 '이 청년')는  어느 한 노파를 죽이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이윽고 사건이 있는 그날.. 살인 도구인 도끼를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계획속에 있었던 부엌에서는 도끼를
구하지 못했다. 부엌에..나스타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어쩌나 하고 있는데.. 경비실에.. 세상에 도끼가 있는 것이다.
우연이였을까?

책속의 이 청년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떠올려 봤다.
계획속에 있던 도끼 구하는 것이 실패하고.. 당황했을텐데.. 경비실에 딱 도끼가 보이고, 그 도끼를 아무도
모르게 챙겼을때..
입가의 웃음이 ..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청년은 용기가 생겼다.
노파를 죽이기 위해 계획을 세웠지만, 이 청년은 본래 악독한 사람이 아니였다. 불우한 이웃을 보면 돕고
공부도 어느 정도 한..대학생이였고... 이랬던 이 청년은 어떠한 개기를 통해 살인을 하려했는데
살인을 하려했지만.. 부들 부들 떠는 그러한 청년이였는데
이 우연함 같은 이 일로 인해 이 청년은 용기가 생기게 된 것이다.

아침에 이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
그리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요나" 였다.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요나
"그러나 요나가 여호와의 낯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 여호와의 낯을 피하여 함께 다시스로
가려고 선가를 주고 배에 올랐더라"  (욘1:2)

마침! 배를 만났다.
상상해보자.  하나님의 낯을 피하려고 가던 요나..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것이다.  낯을 피하여 도망칠때에도
마음이 두근두근..했을수도 있고. 그러던 요나가 욥바에 도착했는데 다시스로 가는 배가 없었다고 생각을 해보자.
배가 한참 뒤에나 온다라는...소리를 만약에 들었다고 했다면.. 아~~계획이 실패로..
그런데.. 배가 한참 뒤에나 온다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배가 바로 왔다면
요나도 입가에 웃음이, 그리고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분명 요나, 이렇게 하는것이 잘못한것인데..
처음 도착했을때 배가 없었다면 요나는 이것이 내가 잘못하고 있는거구나 생각을 하고.. 돌이켰어야 할텐데..

만약  죄와 벌의  이 청년이 부엌에서 도끼를 챙기지 못했을때 이렇게 되었을때
내가 지금 살인을하려 한것이 잘못된 것이라도 생각하고 돌이켰어야하지 않았을까?

이 청년이 살인을 하려 했던 동기를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면.. 그리고 지금까지 읽어보면서 생각을 해본것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시킬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이 청년은 이 노파는 죽어도 괜찮다라고 생각을 했다.

"단 한 번의 범죄를 수천 가지의 선행으로 용서받을 수는 없을까?" 라는 어떤 대화를 듣고 이 청년이 몸을 떨었다. 왜냐  자기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이 청년의 살인 동기인것 같다.

"물론 농담이지만, 생각을 해 봐. 다른 사람들한테 해만 끼는 탐욕스럽고 무가치한 노파가 있어. 자기가 왜 사는지도
모르고, 또 얼마 안 있으면 어차피 죽을 목숨이야. 다른 한편에도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젊은이가 있지. 그런 사람
은 곳곳에 널렸어. 수도원에 기부하기로 한 돈만 있다면 다시 살아날 수천가지의 좋은 사업과 계획이 있다고!
과연 이 고약한 노파의 삶이 그에 비해 가치가 있을까?  (p47)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아무리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인간은 악한 수단을 사용한 데 따르는 정신적 고통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
그런데 내가 살고 이 세상에는 목적을 위해 요상한, 불합리한, 불법을 해서라도, 대다수가 피해를 보더라도
일들을 해가는것이 너무나 많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과정이 어떠해도 좋다라는 세상..
이 세상에 젖어 나는 살아간다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  아~~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올까?